8화
‹조 상궁이 나를 다시 불러들인 건 사흘 뒤였다.
부름을 받은 곳은 별채가 아니라 궁 뒤편의 작은 서재였다.
그곳까지 가는 길이 유독 길게 느껴졌다.
발걸음을 옮기는 동안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대답을 미리 정리해 두었다.
혹시라도 말이 어긋나면 그 자리에서 끝일 수도 있었다.
서재 앞에 서자 문틈으로 묵향이 새어 나왔다.
오래된 종이 냄새와 먹 냄새가 섞여 코끝을 스쳤다.
책장 사이로 스며드는 오후 햇살이 유난히 차가워 보였다.
빛이 닿는 자리마다 먼지가 가늘게 떠 있었다.
그 먼지들이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느릿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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