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근호가 방을 나간 뒤로도 나는 한참을 등불 아래 앉아 있었다. 곗간 관리인이 장부를 조작한 흔적을 봤다는 그의 말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아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예상보다 빠르다.' 나는 최정숙 여사가 살아 계실 때부터 이 집의 곗간이 서서히 마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도현이 벌인 사업들이 하나같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빠르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는 게 정직한 심정이었다.
등불의 심지를 다시 다듬으며 나는 손끝으로 서랍 속에 넣어둔 목함을 슬쩍 만져보았는데, 그 낡은 나무의 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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