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화
‹저녁 식사가 끝나고도 한 시간을 더 방 안에서 서성였다. 발걸음 소리가 나무 바닥에 타박타박 부딪히는 소리마저 신경에 거슬릴 지경이었으니, 이게 다 내일 아침 왕립 아카데미의 교문을 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교문 너머에는 나를 이미 파혼 후보로 점찍은 왕태자가 앉아 있을 텐데, 이 상태로 그냥 등교하는 건 시험 전날 백지 답안지를 준비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꼴이나 다름없었다. 아니, 정정한다. 백지 답안지도 준비는 준비니까, 이건 그냥 시험지가 뭔지도 모른 채 시험장에 앉는 꼴이었다.
예순두 해를 살면서 배운 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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